소설을 읽고 싶다

 

소설을 읽고 싶다

언제부터 책을 읽었던가? 난 언제부터 독서광이 되었을까? 생각하면 스무 살이 되고 나서이다. 고등학교까지 부모의 도움을 받아 살아면서 제대로 책을 읽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책을 산 적이 없다. 그러고보면 나의 학창 시절은 빈궁하기 그지 없다. 스무 살이 되어 내 손을 돈을 벌면서 한 달 몇 권씩 꼬박꼬박 책을 사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슨 책이 좋은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신문을 보다 책 광고를 보고 책을 사기도 하고, 책 뒷편에 소개된 책을 사서 읽기도 했다. 그냥 서점에 가서 맘에 드는 책을 고를 생각은 왜 하지 못했을까? 지금 생각하니 참 이상하다. 하여튼 그렇게 시작된 책 읽기는 스물일곱이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정말 미친 듯이 책을 읽었다. 아마도 20년 동안 수만 권을 읽었을 것이다.

주로 전공과 관련된 책이나 자기계발이 많았다. 학교에 제출한 레포트 관련 책들이 주를 이루었다. 물론 그것만 읽는 것은 아니었다. 많은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읽고 싶은 책은 소설책이다. 소설책을 몇 권 읽기는 했지만 거의 읽지 않은 듯 하다. 생각하면 할수록 아쉽다. 진정한 책 읽기는 고전과 문학이 아닐까 싶다.

사람마다 책 읽기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지금처럼 종이책이 귀하고 비싼 시대는 독서 무용론이나 디지털 독서가 더 인기가 높다. 하지만 난 여전히 종이책을 고집한다. 그렇다고 전자책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보관 가치가 있고, 깊이 읽고 싶은 책들은 값이 비싸도 종이책을 구입한다.

김무곤 <종이책 읽기를 권함>

대학에 들어가면서 하루에 최소 한 권에서 많을 때는 5권도 읽었다. 대부분 깊지 않은 책이거나 얇은 책이었다. 그러다 조금씩 어려운 책도 읽고 다양한 책들을 읽어 나갔다. 하지만 유일하게 속도를 내지 못하는 책이 있는 소설이었다. 많은 책을 읽고 싶었던 소설은 장애물과 같았고, 굳이 필요가 없는 책이었다. 소설은 픽션인데다 마땅히 써먹을? 곳이 없는 책이었다. 그렇게 별 의미 없는 책이라 여긴 소설책 읽기는 멀어져 갔다. 소설의 다른 말은 문학이라는 걸 한참 뒤에 알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지식이 쌓일수록 피곤하다. 많이 안다고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사는 것도 아니다. 독서도 스트레스다. 결국 나의 책 읽기는 양이 줄어들고 무의미해 보였다. 허한 마음이 깊어 가면서 수필 쪽으로 눈이 돌아갔다. 아니면 단편 소설들…. 박완서의 수필들을 정말 많이 읽은 것 같다. 전집은 아니어도 족히 스무 권은 넘게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미 고인이 된 박완서의 수필 또는 소설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위로가 되고 울림이 있었다. 이게 문학의 힘이구나.

하지만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삶의 필요에 따라 시간을 요하는 소설 읽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다. 가끔씩 읽는 소설은 그야말로 오아시스와 같았다. 지금도 여전히 난 소설 읽기를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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