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탄생, 유승훈

 

근대 부산을 읽다.

  • 제목 부산의 탄생
  • 저자 유승훈
  • 출판사 생각의힘
  • 출판일 2020년 11월 20일
  • ISBN 979-11-90955-06-5-03910

1부, 현대의 부산

부산의 관련된 많은 책을 읽었다. 부산에 살고, 부산을 거닐며, 부산의 음식을 먹기 위해서다. 부주거지로서의 부산을 너머 관광지로서의 부산, 여행지로서의 부산을 바라보기 위함이다. 그렇게 시작된 부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시각에서 부산을 바다보도록 도와 주었다. 특히 변해가는 시대 속에서 부산이 지나왔던 흔적, 상흔, 기억 등을 볼 수 있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여정 속에서 부산을 보도록 도와 준다.

책은 서문을 제외하고 3부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문은 의미심장하다 반드시 읽을 가치가 있다. 1부에서는 현대의 부산을, 2부에서는 근대의 부산, 3부는 조선의 부산을 살핀다. 연대기적으로 반대로 되어 있어 약간 의아해 보이지만 부산이 근대로부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한 그런대로 괜찮은 순서이다.

1부에서 다뤄지는 ‘현대의 부산’은 엄밀히 말하면 ‘근현대’이다. 한국전쟁을 시작으로 공업도시로서의 부산까지 다루기 때문이다. 즉 1970년대 또는 길게 잡아야 1980년대의 부산까지를 다룬다. 즉 2000년대 이후의 IMF 이후는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근현대의 시점에서 멈춘다. 어쩌면 이 부분이 지금의 부산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배경이자 스토리를 담고 있다. 부산은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부산다움은 한국전쟁 직후 형성된다.

2부 근대의 부산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나라는 ‘근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왕조에서 곧바로 현대 민주주의 체계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 근대는 ‘일제강점기’라는 상흔에 감춰져 있다. 이러한 상흔으로 인해 친일파의 사관이 아직도 한국사를 지배하고 있고, 극우파의 틀을 형성하여 한국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부산의 근대는 일제의 반강제적 ‘개항’에서 시작된다. 인천, 부산, 목포, 군산을 개항하면서 우리나라는 왕조를 마무리하고 근대로 접어 든다. 하지만 곧 일제와 병합하여 식민지 상태가 되고 만다. 개항지마다 일제의 냄새가 강하지만 부산처럼 강력한 곳도 없을 것이다. 부산은 곧 일본이란 말이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부산과 일본과의 악연은 조선시대 왜구들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지 ‘초량왜관’에서 시작된다. 일본은 이것을 발판으로 조선의 침략을 꿈꿔왔다. 강화도 조약을 통해 조선은 일본인 거주지역으로 부산의 초량에 ‘왜관’을 설치한다. 저자는 초량 왜관을 ‘근대의 씨앗이자 식민의 교두보'(185쪽)라고 말한다. 이때 이후 부산의 상징처럼 여겨진 ‘부관연락선’이 만들어 주고, 수많은 일본인들이 부산으로 들어오는 다리가 되어준다.

일본에 의해 개발되고 매축되고 발전된 부산은 ‘조선의 동래’를 집어 삼켰다. 조선 시대, 동래의 한 마을에 불과했던 부산은 일본에 의해 동래를 부산의 한 지역으로 복속시키게 된다. 부산이란 지명 자체가 지극히 친일적이고, 반민족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단 한 번도 부산의 명칭을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부, 조선의 부산

시간은 더 거슬러 조선시대로 돌아간다. 저자는 부산의 기원이 되는 현재의 동구 좌천동의 의미를 찾는다. 마지막 6장에서는 현재의 수영구 수영동의 동강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수영 문화’를 탐색한다. 조선의 ‘동래’ 속에서 춤과 술을 살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초량왜관’을 찾아간다.

나가면서

문득 역사를 뒤집어 보는 이유가 조선시대의 동래?를 회복하고 싶은 열망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든다. 일제에 의해 왜곡되고 뒤틀린 부산을 조선시대의 화려하고 멋이 있던 풍경으로 회복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충열의 도시 부산, 문화의 고장 수영 등 조선시대가 갖는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부산에 살면서 너무나 친일적 성향이 강한 부산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부산이 다시 재건 되길 바랄 뿐이다.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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